코로나19 역시 디지털 전환에 가속을 붙였다. 사회적 거리두기로 일상을 멈춰야만 했던 사람들은 점차 온라인·비대면 환경에서 일하고, 공부하고, 소통하고, 쇼핑하는 데 익숙해졌다. 디지털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가운데 인공지능(AI) 등을 통해 인류의 새로운 미래를 탐색하는 기회를 갖게 됐다. 팬데믹을 그 어느 때보다 긴밀한 글로벌 공조와 인류 과학기술의 힘으로 이겨낸 것도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. 하지만 방역망 강화를 명분으로 개인 생활과 경제활동 전반에 국가의 간섭과 통제가 이뤄지면서 ‘큰 정부’가 속속 등장한 것은 자유주의의 심각한 후퇴로 지적된다. 이 와중에 중국 러시아 등 국민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전체주의 국가들은 주변 국가들에 대한 패권적 야욕을 드러냈다.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수요 부진과 경제적 충격을 타개하기 위해 거의 무제한에 가까운 돈 풀기에 나선 것도 엄청난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졌다.
그 여파로 유례없는 고강도 긴축이 이뤄지면서 수많은 기업과 은행이 줄도산 위험에 놓이는 등 글로벌 경제 전반에 짙은 주름살이 드리워지고 있다. 팬데믹은 끝났지만 언제 또다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해 인류를 위협할지 모른다고 과학자들은 경고한다.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위기 속에서 얻은 경험과 교훈을 밑거름 삼아 개인과 기업이 더욱 자유로운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정부의 개입을 줄이고 재정·통화정책을 정상화해 나가는 것이다. 또 팬데믹으로 촉발된 변화 중에 비대면진료 활성화 등 실생활에 이로운 것들은 되돌릴 것이 아니라 적극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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